시커먼스 휠

2007. 11. 19. 15:05Happy Self Acdemy

2007.11.1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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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시커먼 휠을 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또한 꾸준함의 힘일까?

옳지 않음의 경우도 꾸준함의 힘은 무시하지 못하리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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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구

올 겨울 일용할 양식인 김장을 한 후 하나 가득 싣고 본가인 대전을 출발하여 든든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하였다. 고속도로 주행 길에 왠지 차가 잘 안 나가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냥 그대로 달렸다. 집에 도착해서 그 이유가 확인되었다. 오른쪽 뒷바퀴에 빵구가 나 있었다. 또 타이어가 많이 닳아 있기도 하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흔들리는 차를 그대로 몰아 집까지 왔으니 살아 있음이 감사할 정도다. 김치 등의 짐을 부랴부랴 내린 후 닳고 닳은 타이어를 보니 이왕에 빵구까지 났으니 교체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카센터로 향했다. 카센터로 향하는 길에 엊그제 동료가 완전도색을 했으면 휠도 깨끗하게 해야 더 새 차 같지……” 하는 말이 떠올라 차 신발도 새로 사주는데 발목 때도 좀 벗겨 줘야겠다 싶어 이마트에 들러 휠 클리너도 샀다.

시커먼스 휠

우리 딸아이 줄넘기할 때 휠을 닦았다. 긴 세월 찌들고 찌들어서 인지 아무리 닦고 문질러도 시커먼 묵은 때가 벗겨지질 않았다. 마치 원래 시커먼 휠을 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또한 꾸준함의 힘일까? 옳지 않음의 경우도 꾸준함의 힘은 무시하지 못하리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또한 옳지 않음의 꾸준함은 간과하기 쉽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세차를 하지 않았던가? 거의 1년 정도 방치한 듯한 느낌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닦지 않고 그대로 두었으니 잘 닦여 질리 없었다. 닦다가 그냥 포기했다. 시커멓게 흉한 모습의 휠이 완전도색과 어울리지 않아 영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깨끗하게 하려면 완전 수술(휠 교체)을 해야 하는 걸까?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고 했던가? 아주 작고 사소한 잘못이 더 큰 잘못을 간과케 하고 그러한 잘못의 누적이 결국에는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는 법칙이 생각났다. 또한 방치가 누적됨에 따른 그 잘못의 힘이 엄청 크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주변의 사소한 잘못일지라도 간과하지 않고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정한 규칙과 내가 행한 약속의 실행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두 번의 지나침이 내 차의 휠과 같은 시커먼스를 만들까 겁도 난다. 한 열흘 간 클린업으로 생활 패턴이 완전 뒤바뀐 탓으로 성찰을 몰아서 하곤 하는 요즘이기에 내 휠의 시커먼스가 더욱 민감하게 마음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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