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20. 10:49ㆍHappy Self Acdemy
2007.11.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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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인터폰이 울리며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쓰레기 버리러 간 사이 아이들이 없어졌다니까! 빨랑 나와 봐!” 하는 것이다.
순간 너무 걱정이 되어 부랴부랴 잠바만 걸치고 밖으로 나왔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창 밖으로 아이들을 찾았는데 정말 보이질 않았다.
순간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아이들 찾기 위해 밖을 바라보다가 쌓인 눈을 보고
맨발의 슬리퍼를 신은 내가 번쩍 생각이 들어 잽싸게 구두로 갈아 신었다는 것이다. 그 걱정되는 와중에도 난 눈으로 시려워 할 내 발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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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
열흘 동안 클린업으로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어제 역시 어떤 면에서 보면 첫 출근이었다. 그것도 월요일 첫 출근이었다. 그런 것을 미리 알았을까? 잠을 잘못 잔 탓에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뒷목 아래쪽이 아팠다. 출근하자마자 행하는 아침행사 줄넘기에 아침식사를 핑계로 빠졌다. 왠지 목이 아프다고 말하기는 꾀 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이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동안,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또 오후 내 FO-MUX 장비 문제에 따른 회의시간 동안 등 많이 아팠다. 혹여 목 디스크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월요일이면 사무실 업무에 금방 적응이 안되어 다리가 후들거리고, 소화도 안되고 하는데 뒷목 근육까지 엄청 아파 정말 힘든 하루 일과였다. 다행히 뒷목의 아픔은 조금씩 나아지는 기분이다. 3일이나 되었기에 아픔이 그대로면 내일쯤 병원에 가볼까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요즘 부쩍 차에 관심이 많다. 새 차를 샀을 때 관심을 갖던 생각이 들 정도다. 업무를 마치고 정비센터에 차를 고치러 들렀다. 정비 기사분과 차의 문제(주행하다가 브레이크 밟을 때 출러덩 거리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 문제 확인을 위한 시험주행과 센서 값 조정을 하고, 소음기를 갈고 하였다. 정비를 마친 후 집에 오는 길은 정말 상쾌했다. 고치는 동안도 그러했지만 정비 후 집에 오는 길에도 신기하게 뒷목 아픔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월요병이 나은 걸까? 무엇엔가 진정한 관심을 갖고 바라보며 일을 행하면 아픔도 도망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CQE 시험 준비를 할 때도 이와 같은 경험을 했었는데…… 관심이 열정을 갖게 하고 그 열정이 아픔의 치유는 물론 아픔이 끼어들지 못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지금 나는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있을까? 또 어떤 일에 열정을 갖고 매진하는 중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곰곰 생각도 해 본다.
첫눈
오늘은 무척 추운 날씨였다. 차 정비를 하는 동안 정비 기사 분을 보고 정말 춥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딸 아이 줄넘기를 시켜야 하는 아내에게 “밖에 엄청 추워!”라고 말했다. 요즘 딸 아이 줄넘기 할 때 옆에서 개수를 세는 것은 정말 고역이다. 추위에 덜덜 떨며 밖에서 한 30분 정도를 서 있으려니 얼마나 고역이겠는가? 예원이 녀석 그걸 알까 몰라? ㅎㅎ 암튼 그렇게 고역임을 느끼기에 밖에 엄청 춥다는 내 말에 대해 아내의 암묵적 동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따르릉 전화가 울리더니 5층 선경이 엄마 말이 밖에 첫 눈이 온다고 한다. 두 아이들은 팔짝팔짝 뛰고 아내도 벌떡 일어나 고등학생 소녀처럼 밖으로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냥 책상에 앉아 있었다. 잠시 뒤 아내에게서 아이들이 없어졌으니 빨리 나와보라는 말을 들었다. 에이 거짓말 하면서 그냥 무시하고 앉았는데 또 다시 인터폰이 울리며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쓰레기 버리러 간 사이 아이들이 없어졌다니까! 빨랑 나와 봐!” 하는 것이다. 순간 너무 걱정이 되어 부랴부랴 잠바만 걸치고 밖으로 나왔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창 밖으로 아이들을 찾았는데 정말 보이질 않았다. 순간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아이들 찾기 위해 밖을 바라보다가 쌓인 눈을 보고 맨발의 슬리퍼를 신은 내가 번쩍 생각이 들어 잽싸게 구두로 갈아 신었다는 것이다. 그 걱정되는 와중에도 난 눈으로 시려워 할 내 발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이기적이지 않을 수 없음을 느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여 1층에 내려갔는데 글쎄 바로 현관 앞의 처마 밑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속았다. 해서 바로 올라왔고 한 참이 지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길래 잽싸게 침대에 누워 자는 척을 하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지!”하는 아내의 화난 목소리!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자는 척하려 한 것뿐인데 그냥 잠들어 버렸던 모양이다. 일어나 보니 옆에 아내 대신 딸아이가 자고 있었다. 결국 장난이 아내의 화(삐침)으로 끝이 났다. 밖으로 나가서 눈 싸움도 하고 줄넘기 개수도 세 주는 함께하는 아빠가 되지 못한 밤이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후회가 된다.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기분이 든다. 처음 내가 함께 나갔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내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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