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5. 09:34ㆍHappy Self Acdemy
2008.09.27(토)
구석구석 찾아가기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구석구석 찾아가기 이벤트에 응모하였다. 아는 동료로부터 소개를 받아 신청했는데 역시나 당첨되지는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하고 잊고 있었는데 후보자로 가게 되었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새벽부터 일어나 재촉했다. 그런데도 간신히 10분전 관광공사 앞에 도착하였다. 기념으로 관광공사 앞에서 사진 몇 컷 찍고 버스에 올랐다. 헌데 사람들이 별로 오질 않았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코리안 타임은 존재하는가 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7시40분까지 집합인데 8시가 조금 넘어 출발하였다. 누구나 아주 가끔 피치 못하게 늦을 수는 있지만 대다수가 늦어 도착함은 코리안 타임의 존재 때문이란 생각이다. 약속시간을 지켜 득이 되지 않고 반드시 손해를 보게 하는 “코리안 타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창문여행
여행할 때 난 늘 운전기사다. 따라서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창문 밖 구경은 거의 하질 못한다. 시속 80~100Km로 달리는 차창 밖을 살필 겨를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정면에 보이는 길을 비롯하여 약간의 시야 각에 들어오는 풍광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버스 여행이기에 내가 운전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마음껏 주변을 돌아보고 살필 수 있는 창문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한강의 여유로움, 그 옆을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파란 가을 하늘 등등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또 옆자리의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며 대화도 나누고, 장난도 치고, 게임도 하며, 함께 차창 밖을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등 평소의 가족여행 때와 전혀 다른 색다른 느낌의 창문여행이었다. 그렇게 조금 즐기다 잠이 들긴 하였지만…… 너무도 좋은 창문여행이었다.
강화갯벌
맨 처음 도착한 곳이 강화갯벌 센터이다. 나무 공예를 하였는데 칠게와 밤게 목걸이를 만들었다. 나무 껍데기 색깔과 나무를 자른 단면의 색깔이 다른 것을 이용하여 만든 두 가지 색의 목걸이지만 예뻤다. 목걸이를 만든 후 갯벌에 대한 설명(강화 갯벌이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라 함)을 듣고 실제 갯벌로 나갔다. 갯벌에 들어가기 위해 샌달을 신고 왔는데, 갯벌을 느끼려면 맨발이 좋다고 하여 맨발로 들어갔다. 차갑고 물컹한 갯벌의 Mud 느낌, 발가락 사이로 삐 집고 나오는 Mud느낌이 낯설었지만 좋았다. 가이드 선생님 덕분에 발로도 갯벌을 관찰하였다. 또 맨발 덕분에 우리 가족 Foot Print(족적)도 찍었다. 가족끼리 조개 잡으러 제부 도에 서너 번 간 적이 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밤게가 앞으로 걷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바위에 화산모양으로 뽈쏙뽈쏙 솟아 있는 것들이 따개비라는 생물인 것도 알게 되었다. 신이 난 딸과 아들녀석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칠게, 밤게, 콩게, 망둥어 등등을 잡으며 좋아한다.
신난 표정
예전에 태백산 눈 썰매 탈 때 신나 하던 아들녀석의 활짝 얼굴 표정이 오늘 갯벌 생물들을 잡으면서 또 나타났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정말로 신이 난 표정은 똑 같이 신이 났어도 그냥 신난 표정과 완전히 다르다. 뭐랄까?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런 생생한 활짝 표정! 아들녀석이 느끼게 해주었다. 신나서 뛰는 녀석들의 활짝 웃음 덕분에 나도 덩달아 신난 오전이었다.
점심엔 내가 젤 신나
점심식사로 전어 구이와 회 그리고 밴댕이 해물찌개를 먹었다. 함께 간 송호대리가 복분자 술을 가져와 정말 맛나게 먹었다. 음식 양도 푸짐하여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는데 다 먹고 일어설 때는 너무 많이 먹었다 싶었다. 호흡이 곤란하였다. 하지만 맛있는 걸 어떡해! 하하하 갯벌에선 아이들이 신났는데 식당에선 내가 젤 신났다. 식당이름이 꽃게나라던가? 담에 강화 놀러 가면 한번 더 먹으러 가야겠다.
광성보(廣城堡)
광성보 산책 내내 힘이 들었다.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숨차서 힘들고 무거운 몸 이끌고 걷느라 힘들었다. 거기에 소화도 안되고 뒤는 마려워 화장실을 두 번이나 찾았다. 언제나 욕심은 나를 힘들게 한다. 그런데도 늘 먹을 것 앞에서 과욕을 부리니…… 즐거운 오늘 하루 여행 중 정말 반성되는 부분이다. 그 과욕으로 화장실 일 보느라 나만 손돌 목 돈대(墩臺)의 유래 얘기를 못 들었다. 다행히 아내가 얘기해 주었다.
북한과 이북
북한이 바로 앞에 있었다. 불과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정말이지 훤히 다 보였다. 헤엄쳐 가도 금방 닿을 거리였다. 정말 북한인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어쨌든 주변 상황과 북한의 행정구역상 지명에 대해 전망대 직원 분이 소개해 주었는데, 말 중간중간 북한이라고 했다가 이북이라고 했다가 하면서 북한과 이북이란 단어를 섞어 설명을 하였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이상했을까? 설명이 다 끝나고 질문 있으면 하라는 말에 딸아이가 당당하게 손을 치켜 들고 하는 말이 “북한과 이북이 어떻게 달라요?” 하는 것이 아닌가? 주변에 웃음이 터졌다. 쑥기가 없는 나나 아내와 달리 딸아이는 늘 자신감이 넘친다. 당당한 딸아이가 정말 예뻐 보였다.
감사한 하루
이런 멋진 여행을 소개해준 송호대리에게 감사한다. 또 멋진 이벤트 구석구석 찾아가기를 시행하고 있는 관광공사에도 감사한다. 하루 여행의 모든 일정을 책임져 준 테마캠프에 감사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운행해준 기사님에게도 감사하며 친절한 가이드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하루의 여정을 즐겁게 함께 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갯벌 설명, 북한 설명을 해준 분들에게도 감사한다. 맑고 좋은 날씨에 한없는 고마움이 느껴지고, 멋진 구경과 체험을 하게 해준 자연의 갯벌 생물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생각하며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행복한 하루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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