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6. 06:21ㆍHappy Self Acdemy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아이들 등교 길에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강압적으로 지시를 내렸다. 무섭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이 울었다. 그럼에도 그냥 학교에 가라며 소리를 질렀다. 방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왜 소리를 지른 거지? 화날 땐 물 한 모금 꿀꺽 마시기로 스스로 약속하고 왜 지키지 않은 거지? 그것도 11주간의 성찰 교육기간이 끝난 직후에... 장원아! 예원아! 아빠의 꿈은 "백신 없는 행복바이러스가 되는 것"이란다. 유혹을 이겨내는 기쁨을 통해 사방천지로 행복을 전염시키는 멋진 ‘Happy Virus’가 되는 것이 아빠의 간절한 꿈이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고 두렵지만 당당하게 선포했단다. 하지만 이렇게 종종 아빠의 다짐을 실천하지 못하는 구나! 이렇게 종종 아빠의 선포를 가식으로 만들곤 하는 구나! 오늘 아침 등교하는 너희에게 행복을 전염 시키기는커녕 아픔을 전달하고 말았었지! 순간의 유혹을 참아내지 못한 결과로 아픔을 전하여 울고 서 있던 너희들 모습이 아빠의 눈 앞에 선하게 떠오르는구나! 미안하다.
부끄럽고 아프단다.
지금 아빠 옆에는 아무도 없단다. 혼자서 책상에 앉아 아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울고 있단다. 예원아! 장원아! 예전엔 몰랐단다. 약속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약속의 어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 것인지 어리석게도 몰랐단다. 따라서, 아침의 행동이 너희를 얼마나 무시하는 짓이었고, 너희를 얼마나 아프게 하는 것이었는지 알 수 없었단다. 너무도 어리석고, 너무도 멍청하며, 너무도 한심한 아빠였단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같은 아빠였기에 너희들 앞에 스스럼 없이 턱턱 약속을 꺼내 들었었고, 스스럼 없이 그 약속을 깨버리곤 했었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너희들 말에 오히려 버릇없다고 화를 내기도 했던 정말 못된 아빠였구나. 쉽게 쉽게 깰 수 있었기에 순간순간 수없이 많은 거짓 약속을 일삼았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이 어린 너희에게 얼마나 큰 폭행이었는지 알 것 같구나! 정말로 부끄럽고 미안하구나! 정말로 아프고 아프구나!
매 맞는 것보다 더 아프다.
예원아! 장원아! 알고 있니? 주먹으로 맞는 것보다 과거의 잘못이 들춰지는 것이 더 아프다는 것을... 아빠는 요즘 그렇구나! 과거의 잘못때문에 많이 아프고, 많이 반성한단다.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다고, 언제부터 그렇게 도덕적으로 살았다고 웃겨!”라고 하는 말이 아빠의 심장을 털썩털썩 주저앉히고, 뒤돌아 서서 반성의 눈물을 펑펑 쏟게 한단다. 크게 반성하고 뉘우친다. 오늘 아침 화내며 소리친 것이 행복을 전염시키겠다는 약속을 크게 어긴 것이었단다. 정말 잘못했다. 반성한다. 아들아! 딸아! 부족한 아빠를 용서해 주렴! 무수히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저지르지만 절대 그러지 않으리라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
존코터의 변화 단계중 1단계 "위기감을 조성하라!"를 시도한다고 했는데,
그 타이밍과 방법이 잘못되었던 것 같다. 화가 난 그 순간에 행함이 잘못이었고, 집사람에게 화가 난건데 엉뚱하게 아이들에게 소리를 질렀음이 잘못이었고, 오늘 저녁 발표회때 차분하게 성찰을 통해 위기감을 조성해도 될텐데 그렇지 못했음이 잘못이었다.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프고 아픈지... 정말 힘들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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