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6. 09:36ㆍHappy Self Acdemy
2007.12.25 (화)
”
아들, 미안해!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너의 믿음을 키워주려 그랬어!
엄마와 아빠는 널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한단다.
엄마와 아빠가 네 선물을 빼고 누나 선물만 사겠니?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단다. 엄마와 아빠를 믿으렴.
절대로 엄마와 아빠는 널 배신하지 않는단다.
사랑한다.
”
믿음
“아들! 한 번 잘 찾아봐! 네가 못 본거 아냐?” 그러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 방으로 달려간다. 그 뒷모습을 보노라니 장난이었지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제 방 구석구석을 찾아보고 돌아와서 끝까지 산타할아버지는 없다고 하며 애써 웃음 짓는 녀석이 안쓰러웠다. 그러면서 아침 식사 중에 눈물도 한 방울 떨어뜨렸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엄마와 아빠에 대한 믿음이 배신으로 바뀌어 갔을 듯 하다. 배신이 점점 더 커져갔을 듯 하다. 성당 초등 부 크리스마스 공연 발표회에 아들녀석의 얼굴 모습이 영 찌푸둥한 표정이었다. 사진기를 들이 대도 고개를 돌리곤 하였다. 오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엄마와 단 둘이 있게 되었을 때는 “왜 내 선물은 안 샀어? 왜 안 샀어?”라며 아들이 말했다고 한다. 겉으로는 표시를 안 했어도 마음으로 울먹였을 녀석을 생각하니 내가 아팠다. 장난으로 시작한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소동이 아들녀석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내 마음은 더 아팠다. 참으로 아팠다.. 이것을 어떻게 교육으로 연결 지을까 고민하였다. 그냥 시계를 준다면 아무 의미도 없고, 좋지 않은 기억만 가져다 주리란 생각이 들었다. 청계천 빛의 축제에 다녀와서 아들 녀석을 불러 놓고 선물을 주면서 물었다. 오늘 하루 기분이 어땠는지, 엄마와 아빠가 선물을 안 샀다고 생각했는지, 또 지금 기분은 어떤지…… 그러자 녀석 하는 말이 하루 종일 우울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다시 선물을 사러 갈 줄 알았다고 한다. 아들을 꼭 껴안고 말했다. “아들, 미안해!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너의 믿음을 키워주려 그랬어! 엄마와 아빠는 널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한단다. 엄마와 아빠가 네 선물을 빼고 누나 선물만 사겠니?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단다. 엄마와 아빠를 믿으렴. 절대로 엄마와 아빠는 널 배신하지 않는단다. 사랑한다.” 나름 고민하고 아들에게 말하였건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아팠다. 종일 우울했을 녀석을 생각하니 아리고 아렸다. 두 번 다시 이런 장난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녀석이 믿음의 소중한 지혜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순간순간의 사건으로 믿음이 의심으로 변하는 세상 사람들과의 수 많은 만남 속에서 굳건한 믿음으로 관계를 맺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