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발효과

2008. 1. 14. 09:28Happy Self Acdemy

2008.01.13 (일)

어쨌든 성당엘 나서는데 넷 중에 막내인 병찬이 녀석이

벌떡 일어나 현관 앞에까지 조르르 달려와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안녕히 다녀오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남발효과

처남 집 아이들 두 녀석이 놀러 왔다. 큰 아이는 병준이, 작은 아이는 병찬이, 둘 다 사내녀석이다. 작년 MBB 교육 과정 중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교육 때 했던 게임, 종이 비행기 날리기를 한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고모 집에 간다는 말에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거기에다 조그만 것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으면 “100원 바로 나간다.”하며 동전을 주니 무척 신이 나는 모양이다. 오전에 성당을 가면서 엄마 대신 선생님으로서 딸을 임명하고, 반장을 선출했는데 병준이가 됐다. 두 녀석 얼굴이 의기 양양이다. 정말 우스웠다. 어쨌든 성당엘 나서는데 넷 중에 막내인 병찬이 녀석이 벌떡 일어나 현관 앞에까지 조르르 달려와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안녕히 다녀오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도 좋은 마음에 바로 100원 나간다. 아니지…… 이렇게 인사를 제대로 잘하는 것은 너무도 훌륭한 예의 범절이야! 이건 500원 나간다.”하고 500원을 건네 주었다. 그리고…… 온 종일 90도 인사를 녀석들로부터 받느라 어지러웠다. 덕분에 동전남발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식사 후 바로 양치를 하는 모습보고 100원을 주었더니 녀석들 모두 다 뭐든 먹기만 하면 양치하고 내게 와서 이를 보이며 양치했음을 주장한다. 그때 마다 100원 동전을 주느라 귀찮을 정도였다. 아들과 딸 두 녀석일 때는 그런대로 주기도 맞고 그랬는데 네 녀석이 되다 보니 서로 경쟁적으로 잘 보이려 애를 쓴다. 그런 녀석들의 모습에 문득 문득 쓴 웃음도 지어지지만, 약속하고 지키지 않으면 안되기에 계속해서 100원씩 줘야 했다. 결국 하루 만에 100원 돼지 저금통 1/3이 비었다. 그래도 기분은 참 좋았다. 내게 잘 보이려는 녀석들이 속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 보여도 그래도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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