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5. 08:55ㆍKT MBB Academy
목적 그리고 책임
“올바른 명분을 내세우며 그 명분에 따라 죽을 수도 있는 우리의 선비정신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영광으로 알고 배를 가르는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 둘 모두 얼마나 훌륭한 사상이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흔히 너무나 잘못된 명분임에도 자신을 내세우려 하고, 잘못된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을 자랑하려 하곤 한다. 그에 따라 정말 무책임한 사람이 되곤 한다. 왜 일까? 왜 사무라이를 사시미 칼을 든 불량 잡배와 혼돈하고, 왜 선비를 실리도 없는 불쌍하고 한심한 존재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우리의 조상인 조선의 선비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또 먼 나라이며 가까운 일본의 중세 막부(幕府)인 사무라이를 제대로 배우려 하고 있는가? 진정으로 그 정신과 사상을 배우려 하고 또 실천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반성하고, 깨달아야 할 일이다.
목적의식이 책임의식을 낳는다?
TOYOTA TPS테마 연수를 수행하는 중에 일본인 다카하시 선생님을 통해 깨달았던 경험이다. 과제 수행 첫 날 다카하시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당신이 추진하는 과제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왜 당신은 지금 이 과제를 하려 합니까?” 난 그 질문이 참 황당하고 우스웠다. 왜냐하면 나의 과제가 낭비요소가 있는 것을 없애고자 하는 너무도 당연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으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고, 또 질문이기에 바로 답변을 하였다. “100 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그 기능의 1 밖에는 활용을 안하고 있습니다. 분명 잘못입니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낭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고자 함입니다.” 다카하시 선생님은 또 내게 물었다. “당신의 직무는 무엇입니까? 지금 말한 그 문제는 당신이 잘못해서 발생한 겁니까?” 나는 곧 바로 답을 하였다. “아닙니다. 이 문제는 투자를 잘못해서 그런 겁니다. 전 지원부서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다카하시 선생님은 내게 아무 말도 없이 한심스런 표정을 지으며, 손 짓으로 자리로 돌아가 다시 생각하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황당함과 민망함에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분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어 달리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나의 과제를 들이 밀었다. 또 다시 나에게 똑 같은 질문을 하였지만, 나 역시 당당하게 똑 같은 답변을 하였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당신의 목적은 너무도 잘못되었습니다. 아니 당신은 아무런 목적의식도 없이 대충대충 사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책임의식도 분명 없는 사람입니다. 어떠한 행위의 목적은 자신의 이익에 있는 것이지 그 외에 다른 어떤 것에도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것이다. “헉! 말도 안돼! 이거 완전 개인주의 아니 이기주의로 구만! 역시 일본 놈들이야!”라고 생각했었고, 열이 받을 대로 받았었지만, 곧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 있었다. 한 마디로 꾸짖고 나서 씩씩대는 나에게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선생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비록 큰 꿈을 위해 목적을 조직과 나라를 위함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그러려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는 그런 위인들과 같은 책임의식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또한 어찌 보면 목적이 그 어떤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명에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적은 반드시 자신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열정이 부여되고 잘못되는 경우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나의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라면 열정적으로 그 일을 완수하지 못 할 것이고, 자신의 이익이 있음에도 그 이익을 다른 쪽으로 돌린다면 그것은 솔직하지 못한 것이며, 따라서 성공적일 경우는 모든 것이 자신의 공이고, 잘못될 경우는 그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태도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일을 추진할 때 자신에게 돌아갈 이익이 없다면, 제대로 하지도 않을 거라는 것이다. 너무도 정곡을 찌르는 그 말에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과제 수행을 통해 나를 주변에 알리고, 승진도 하고 싶은, 성취감도 맛 보고 싶은 그러한 구체적인 자신의 목적이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회사의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거창하고 주제 넘는 잘못된 목적의식, 알지도 못하고 떠들어대는 허풍의 그릇된 목적의식, 구체적이지 못하고 추상적이며 솔직하지 못한 거짓된 목적의식, 그것이 바로 “잘 되면 내가 다 한 것이고, 못 되면 남 탓이야” 라는 생각을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이다. 맨 처음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내 과제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려 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했음에 엄청난 주제넘음이 있고 무책임함이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던 교육이었다. 분명하고 솔직한 목적의식과 태도로 명확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모두가 깨닫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목적의식, 책임의식, 그리고 배려의 연결
“어떤 일을 할 때 우리는 흔히 잘못될 경우를 먼저 생각하고 처리한다. 이 일은 이러해서 좋지만 혹여 이런 경우가 있어 안돼!” 라는 식의 책임회피를 바탕에 깔고 있어 추진도 잘 안되고, 떠들기만 해대는 것이다. 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추진을 한다고 해도 당연히 될 일도 안되고, 앞에서 얘기 했듯이 문제가 생기면 남의 탓으로 돌리곤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100가지나 있다고 합니다. 잘못 될 경우를 생각할 시간에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함이 바람직합니다.”라는 다카하시 선생님의 말씀이 당연하다는 생각만 들 뿐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는데, 첫 번째 얘기한 배려와 두 번째 얘기한 목적의식을 이해하게 되면서 연결 짓게 되어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다. 목적의 잘못으로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하지 않고 남에게 돌리게 되며, 배려함이 없어 생기는 자신의 문제와 진짜 원인을 찾지 못하고 불평 불만만 하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개선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현재의 일을 미루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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