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6. 11:27ㆍHappy Self Acdemy
2008.01.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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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인 일요일 서로 얼굴도 못 보고 과장님 사정
(일요일 예배 참석 => 난 성당에 다니는데 정말 반성되는 마음이 들었음)에 의해 먼저 소리 없이 부산으로 내려 가신 것이 영 마음에 걸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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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전화
내게 한 가지 버릇이 있다. 음주전화다. 사실 평상시에도 좋은 사람들 생각이 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산다. 그러다가 술 먹는 날 곤하게 만취하게 되면 생각나는 좋은 사람들에게 그리움을 전한다. 현재 친하게 지내는 좋은 님, 과거에 좋았던 만나고픈 님,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픈 님 등 기억 속에 좋은 님들이 떠오르고, 결국 그것이 전화로 이어진다. 늦은 밤 시간, 술자리를 벗어나 바깥의 거리에 쪼그리고 앉거나 서성대면서 여기 저기 전화를 건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그 늦은 전화에도 반갑게 받아 준다는 것이다. 술을 먹고 취한 다음 날 핸드폰을 보면 몇몇 군데 좋은 님들 전화 번호가 찍혀있다. 또 종종은 대전 본가의 엄마와 처가의 장모님 전화번호도 찍혀있고, 나아가‘우리 집’이란 항목은 수도 없이 많다.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내 말에 의하면 중계방송을 한다고 한다.
걸려온 전화
Clean-Up 정비작업 출동 준비를 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받아보니 부산의 송석붕 팀장님이셨다. ‘종운아!’ 라는 말을 참 정겹게 들려지게 하는 MBB 교육 동기생 과장님이시다. 지난 주 토요일 지리산 수련 관에서 동기 모임을 가졌었는데, 다음 날인 일요일 서로 얼굴도 못 보고 과장님 사정(일요일 예배 참석 => 난 성당에 다니는데 정말 반성되는 마음이 들었음)에 의해 먼저 소리 없이 부산으로 내려 가신 것이 영 마음에 걸렸나 보다. 내가 서운했을까 봐 블로그에 글도 올려 놓고, 사내 메신저인 KTiman으로 미안하단 쪽지고 보내 주고, 또 오늘은 전화까지 걸어 말씀하신다. 정말 그렇게까지 날 좋게 봐 주고 이뻐 해 주니, 오히려 내가 감사하기 그지 없는 마음이다. “과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금년에 보직을 받으셨는데 어떻게 팀을 꾸려 나가야 할 지 늘 고민하고 계시는 듯 하였다. 워낙 열정과 책임감이 강한 분이셔서 더 고민이 많을 듯 하다. 설 연휴 후에 부산 Clean-Up이 있는데 꼭 찾아 뵐 생각이다. 서로 소주잔 기울이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 많다는 생각이다.
내 건데
음주전화! 그거 원래 내 건데…… 송석붕팀장님께 오늘 빼앗겼다. 정말 기분 좋은 빼앗김이다. 사실 음주 후 전화를 걸 때면 상대방의 기분이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있다. 술 기운으로 난 기분이 좋아 전화를 걸지만, 다음 날이면 늘 떠오르는 것이“혹 싫은데 내가 전화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화 받은 기분을 물어 보면 좋다고들 한다. 그 말에 힘입어 술만 먹으면 전화하곤 하였고, 그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술을 먹을 기회가 없어 뜸할 때면“너 요즘은 술 안 먹냐?” 하는 말을 할 정도다. 그런데 그런 내 전매특허인 음주전화를 내가 받았다. 그 기분이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전화였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참으로 좋아하는 분으로부터 받은 전화였기에 더욱 좋았다. 아니 어찌 생각해 보면, 음주전화였기에 좋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음주전화는 반드시 좋은 님들에게 받고, 그리운 님들에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술에 취해 기분이 좋은데 좋은 님, 말하고픈 님, 도움을 청하고픈 님들이 아니고, 어찌 싫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겠는가? 기분 좋은 음주전화로 기분 좋은 밤샘작업이 되었다. 정말로 기분 좋은 밤샘 Clean-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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