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8. 21:33ㆍHappy Self Ac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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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외삼촌들은
“쟤! 지금 속으로 약 올라 죽을 지경일 거야! 하하하!”
하는 등등의 말로 더욱 부하를 돋구곤 하였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울음이라도 터뜨렸을 텐데
녀석은 태연한 표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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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돈내기 고스톱을 친다든지, 윷놀이를 한다든지 할 때면 난 다른 방에 혼자 들어가 있곤 하였다. 이기면야 물론 재미있지만, 지는 경우 약이 올라 어찌할 바를 몰랐기 때문이다. 때리기 게임을 할 경우에는 상대가 세게 때리지 않길 기대하면서 살짝 때리곤 하였는데…… 거기에 맞춰 살짝 때리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게 때리는 녀석이 있었다. 해서 난 아프지 않게 때리면 함께 게임을 하였지만, 세게 때릴 경우는 그만 하겠다 하고 돌아서곤 하였다. 그래서인지 난 늘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였고 매번 약 올라 했던 기억이다.
윷놀이
여느 명절 때처럼 오늘도 거실에선 윷놀이가 벌어졌다. 난 평소처럼 방에 들어가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다. 가만히 방 밖의 거실에 귀를 기울여 보니 내 아들과 외 조카 간의 윷놀이가 벌어진 듯 하였다. 1000원 내기 윷놀이인 듯 하였는데, 외조카인 병준이가 신나서 소리치는 걸 보니 아들이 진 모양이었다. 다시 게임이 벌어졌지만, 역시 아들이 진 것 같았다. 잠시 후 조금 더 큰 돈을 걸고 하는 듯 하였고 결과는 또 아들이 진 모양이었다. 총 8000원을 잃었다고 한다. 물론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끼리 그런 내기를 할 순 없을 것이다. 당연히 어른들이 옆에 끼여 했기에 8000원이란 돈이 오갔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내리 세 판을 아들녀석이 졌다. 옆의 외삼촌들은 “쟤! 지금 속으로 약 올라 죽을 지경일 거야! 하하하!” 하는 등등의 말로 더욱 부하를 돋구곤 하였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울음이라도 터뜨렸을 텐데 녀석은 태연한 표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속으로 무척이나 약이 오를 텐데 남자답게 잘 참아내는 걸 보면서 어릴 적 그렇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기특하기 그지없었다. 딸아이는 누나인데도 나를 닮아 그런지 툭하면 삐치고, 걸핏하면 “엄마~~~! 장원이가 이러쿵저러쿵 했어~~~!” 하고 이르곤 한다. 그래서일까! 더욱 더 아들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이기는 문화
잘나가는 사람을 보면 이유 없이 배 아파하고 별 관련이 없어도 괜히 시기하고 질투하는 그런 환경에 파 묻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이란 동물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아서 잘 되는 것에 약 올라 하고 혹여 지기라도 하면, 이를 갈고 복수심을 불태우는 것일까……? 비록 아들 장원이가 외 조카 병준이에게 지고 나서 축하의 말을 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약 오름으로 인한 시기와 질투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그런 바보천치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어린 아들이었지만 녀석의 태연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보고 나도 저와 같은 태도를 지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고도 이긴 아들의 멋진 태도로 다소간 약 오름이 있었지만 기뻤다. 상대가 승리했다면 다소 속이 쓰려도 상대의 승리를 축하해주고, 그러면서 이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며, 혹여 이겼다면 상대의 패배를 격려해 주고 넉넉한 모습을 지니려 노력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졌을 때의 후끈거리는 얼굴과 이겼을 때의 활짝 펴진 얼굴을 감추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다. 나아가 그렇게 모두가 이기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분명 이긴 자에 대한 축하 태도와 진 자에 대한 격려 태도가 언제나 승리하는 사람의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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