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주니?

2009. 7. 18. 15:19Happy Self Acdemy



2009. 3.21 ()

할 일 빨리 해! 지금 해!

평소 스스로 할 일을 척척 알아서 잘 하는 아들이다. 남양주 평내동 살 때는 바른 생활 아이라고 소문도 날 정도였다. 하지만 먹는 것에 있어서는 딸아이와 달리 입이 짧음에 반찬 등을 종종 먹여 주곤 한다. 그러면서 속이 상하기도 하는 등 애를 태운다. 오늘도 그랬다. 이마트에서 호두, 아몬드, 검정콩, 해바라기 씨, 호박 씨 등등이 함께 포장된 견과류를 사와 먹으면서, 아들! 이것 좀 먹어봐! 맛있어! 했는데 무 반응 또 아빠 소원이야! 이 검정콩 하나만 먹어봐! 구운 거라 정말 맛있어! 했건만, 녀석은 단 한마디로 맛없어! 하고는 거들떠도 안 보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아들 녀석 잘 먹는 음식이라고 돼지고기 주물럭을 해 주었는데, 그 옆의 다시마는 쳐다 보지도 않는다. 초고추장을 찍어 입에 넣어줘도 무심히 고개를 돌려 버리는 아들 녀석! 내 마음을 전혀 헤아려주지 않았다. 비록 어리지만 그렇게도 맘을 몰라줄까? 하는 생각에 괘씸하기까지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한 후 소파에서 책을 읽는 아들에게 ! 빨리 가서 양치질해!” 하고 소리쳤다. 의아스런 눈으로 날 바라보며 할 거야!” 하는데 인상을 쓰며 지금 당장 해!” 하고 혼을 냈다. 양치하고 오는 녀석에게 지금 책 보지 말고 너 할 일 다 하고 책 봐!” 하며 또 소리를 질렀다. 나아가 몇 시까지 할 수 있어? 얼만큼 해야 돼?” 하는 등 계속 소리치고 혼을 냈다. 녀석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알아서 다 할건데 아빠가 왜 저러나?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그럴수록 난 더 소리치고 혼을 냈다. ‘너도 아빠 마음 몰라라 했잖아!’ 하는 맘으로 혼을 냈다.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 주는 그런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맘으로 소리를 질렀다.

2009. 3.22 ()

몰라주니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들에게 물었다. “어제 아빠에게 혼 날 때 어떤 느낌이었어? 무슨 생각이 들었어?” 아무 말을 못한다. “너 좀 서운했지? 알아서 양치하고, 또 알아서 할 일도 하고 할 텐데 아빠가 너무 한다 싶은 생각 들었지?” 말은 못하지만 그렇다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그래.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이 알아 주지 않으면 야속하고 서운해서 무척 속상한 거야!” “아빠는 네가 열심히 무엇이든 잘 먹고 쑥쑥 커주길 바라는데, 가만 보면 넌 늘 먹는 것 같고 안 먹으려 하고 뒤로 살살 빼고…… 아빠 맘을 알면서도 모른 척 몰라주니 속상해서 너도 한 번 느껴봐라 하는 생각에 그랬어!” “경험을 통해 느껴봤으니 앞으론 상대방의 맘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멋진 사람이 돼야 해! 알았지?” 아들 녀석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들녀석이 참 이쁘다 하는 생각이 들고 있는데, 마침 옆에서 아내가 한마디 한다. “가만 보면 장원이는 아빠가 좋아하게 끔 말과 행동을 참 잘 하네!”라고…… 행복한 아침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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