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사
가을 중턱을 지나면서 겨울을 맞는 새벽 그래서겠지? 어둠이 차츰 길어지고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몸이 움츠려 들었지만 산사의 일출 볼 설레임에 부산스레 나선 야행. 현관을 나서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비 참 야속하다. 뒤로 돌아 들어 갈까 순간 망설였지만, 우야됐든 차려 입고 나선 길 가야지. 암만. 혹시 알아? 비 구름 훅훅 날아가고 산사 지붕 저편 바다처럼 흐르는 멋진 운해 그 위로 붉은 기운 빨간 해 불쑥 솟아 올라 내 마음 행복으로 물들여 줄지...? 하하. 그래. 역시 헛된 기대였어. 너무하다. 너무해! 열심히 올라 동쪽하늘 바라보며 기다리고 기다렸건만, 용암사 일출은 보지 못하고 흐르는 땀에 목 깃 젖고, 안개 자욱 축축한 이슬 잔뜩 머금었다. 그랬어도 행복이다. 다음을 기대하게 되니까. 마..
2017.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