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B Academy 그 열 번째 나의 리더십 에세이 - 과정 vs. 결과

2007. 9. 5. 09:02KT MBB Academy

과정 vs. 결과






연극이 끝난 후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과정’이 중요한지 아니면 ‘결과’가 중요한지를, 분명 작은 성공이라도 경험을 한 사람들이라면, 대다수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다음의 노래가사를 보라.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앉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 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 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 버리고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객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침묵만이 흐르고 있죠. 관객은 열띤 연기를 보고 때론 울고 웃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착각도 하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친구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80 MBC 대학 가요제 은상 곡 ‘연극이 끝난 후’라는 노래 가사이다. 가사를 읽고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우리의 삶이 연극이란 생각이 드는가? 과정과 결과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관점

앞에서 ‘연극이 끝난 후’라는 노래 가사를 보고도 어떤 것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고민한다면 당신은 한 없이 미련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과정이 좋았어도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과정에 거짓과 꼼수가 있었다면 어느 누구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연극과 같은 당신의 삶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두 가지가 있는 것이다. , ‘후회 없는 과정과 만족할 수 있는 성공’ 그 둘 모두가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어떤 일이 되어가는 경로, 즉 ‘과정’과 어떤 원인으로 맺어진 열매, 즉 ‘결과’에는 경중을 매길 수 없다. 다만, 관점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각 주체의 관점에 따라 각자의 미래가 달라질 뿐이다.

선택

배우의 입장에서 보면, 성공 여부를 떠나 연극을 준비하는 힘들고 긴 고통의 시간이 소중하고 소중할 것이며,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배우의 힘든 과정은 크게 관심이 없을 수 있다. 단지 열매로 맺어진 연극 그 자체에서 배움을 얻고, 기쁨을 누리며, 대리 만족하려 할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정은 힘들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결과는 엄청 좋아하면서 그 다지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결과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배우와 관객의 관점과 태도에서 엄청난 미래의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된다. 만약 당신이 배우라면, 성공을 했든 아니면 실패를 했든 그 결과를 어떤 관점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고, 만약 당신이 관객이라면, 그 연극의 결과가 성공한 연극이든 아니면 실패한 연극이든 그 어떤 경우이든 배우의 어렵고 힘들었을 과정을 생각하고, 그에 따라 헤아려 주고, 공감해주는, 즉 부족하면 격려해주고, 잘했으면 축하해주는 태도, 또 더욱 중요한 것은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배우와 함께 해주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배우와 관객, 무대와 객석, 분주함과 멈춤, 화려함과 어둠, 박수와 정적, 찬사와 침묵, 짧은 순간의 박수 뒤에 사라진 관객, 기쁨과 허무가 교차하는 두려운 배우 등 모든 것은 선택에 달려 있다 하겠다. 그리고 그 선택을 행하는 실천에 달려있다 하겠다.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관객의 역할이 더 중요

지난 토요일 우리 딸아이의 윤선생 영어교실 Reading Contest가 있었다. 2주 전부터 멋진 발표를 상상하고 밤마다 엄마와 연습을 했다는 아들의 얘기를 듣고, 또 주말에 내 옆에서 연습하고 있는 딸아이를 보고 흐뭇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차를 타고 발표회장에 가는 그 순간에도 연습을 하는 딸아이, 얼마나 연습을 했던지 50여 개 문장이나 되는 긴 내용의 Reading을 외워서 하고 있었다. 정말 기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발표회장에 도착하여 40번 번호표를 받은 우리는 맨 마지막 발표였기에 약간의 실망과 함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앞에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책을 보고, 자신 없이 읽는 많은 아이들을 보고 내 딸 예원이가 더 멋지게 생각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흘러 우리 아이의 발표 순서가 되었다. 씩씩하게 그 긴 내용을 외워서 발표를 하였지만, 무대를 내려오는 아이의 얼굴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신통치 않다 생각하는 듯 했다. 내가 보기에 잘 했는데 우리 딸 아이는 왜 그런 태도를 드러내었을까? 딸 아이에게 “잘했다고 생각하니? 아니면 못했다고 생각하니?”하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딸아이의 힘 없는 대답, “못했어!”가 그 순간 내 귀에서 작게 울리고 있었다. 왜 일까? 두 시간 전의 자신감과 달리 왜 그런 힘 없는 대답을 한 걸까? 그 이유는 바로 관객이었다. 수상 결과는 아이들 선생님을 통해 각자의 집으로 전한다는 말에 참석했던 사람들 대다수 자신의 아이 발표가 끝나자 집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심지어 우리 아이가 발표를 하는 중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소리를 내며 밖으로 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잘 했음에도 못 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비록 우리 아이가 남이지만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는 관객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너무도 안타까웠다. 마지막 발표를 기다리며 다른 아이들의 발표를 바라보고 박수를 쳤건만, 정말 너무도 약이 올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빠인 내가 그리고 내 아내가 아무리 잘했다고, 외워서 자신 있게 발표한 아이는 몇 명 안 된다며, 네가 자랑스럽다고 얘기하고 또 얘기 해주어도 우리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응!” 하고 말 할 뿐이었다.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40번 째 발표까지 관심을 갖고 봐 주는 것은 참 힘들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처절하게 경험한 하루였다. 회사 내 많은 발표회 등에서 이런 경험이 많고 많을 것이다. 당신이 관객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아빠로서, 리더로서 당신은 어떤 관점으로 당신의 자녀를 그리고 당신의 직원을 바라 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