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사도

2007. 11. 11. 09:29Happy Self Acdemy

2007.11.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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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원래 다 싸우고 그러는 거야!” 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아들 녀석에게 상처를 낸 그 놈! 정말 패 주고픈 마음이었다.

약이 오름을 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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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사도

어제 오후 클린업을 끝내고 대전 어머님 댁에 들어와 라면을 끓여 먹다가 혀를 이빨로 베었다. 혀를 깨문 적은 있어도 이빨로 베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게 아팠다. 피곤함에 제대로 몸이 Control 되지 않아 그런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난 많이 피곤하면 자주 혀를 깨문다든지 한다. 아무튼 대충 먹고 그대로 침대에 널 부러졌다. 정신 없이 자다가 무언가에 이끌렸는지 잠을 깼다. 핸드폰을 보니 집에서 아내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걸었는데 아들녀석이 다쳤다고 한다. 얼굴의 살점이 떨어졌다고 한다. 여자애를 괴롭히는 걸 보고 하지 말라며 끼어들어 괴롭히는 친구와 싸웠다고 한다. 정의의 사도는 좋은 것이지만 그래도 그런 경우 끼어들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다쳤다는데 왜 내가 아픈지 모르겠다. 살점이 떨어졌다는 말이 귀에서 웽웽거렸다. 라면 먹다가 깨문 혀의 아픔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친구랑 원래 다 싸우고 그러는 거야!” 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아들 녀석에게 상처를 낸 그 놈! 정말 패 주고픈 마음이었다. 약이 오름을 크게 느꼈다.

엄마가 아프단다.

아들녀석을 불러 이야기 했다. “못된 짓을 하는 친구를 혼내는 것은 잘하는 것이지만, 네가 혼내는 것은 잘하는 것이 아니야! 못된 짓에 대해 판단을 하고 혼을 내고 하는 것은 선생님이 하는 거야! 못된 짓이라 생각하고 그 친구와 싸우면 너 역시 똑 같은 사람이 되는 거야! 만약에 깡패 짓을 하는 나쁜 사람을 잡아서 그 사람의 나쁜 짓을 심판한다고 경찰에게 인도하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나쁜 짓 한 그 사람을 때린다면 그 때린 사람은 잘한 걸까? 친구의 못된 짓에 화가 나서 그랬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는 없단다. 사회와 법이 심판하는 거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학교 법이 심판하는 것이란다. 그렇다고 나쁜 짓을 보고 모른 척 하라는 얘기는 아니야! 그것은 비겁한 행동이거든……. 그러니까 아빠 말은 그런 나쁜 짓을 목격하는 경우 신고를 해야 한다는 거야! 선생님께 정확하고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는 거지! 너의 얼굴 상처로 엄마와 아빠가 많이 아프단다.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겠지?”라고…….

상황대기

클린업은 새벽 5에 끝난다. 지방에서 오신 분들은 서둘러 짐을 챙기고 우리 본부 직원들은 만에 하나 발생하게 될 고장에 대비하여 정오까지 대기한다. 클린업 불문율이다. 물론 클린업의 마지막 작업 일에 한해서 대기를 한다. 이와 같은 상황대기에 있어 특이 한 것은 한 두 사람의 번갈아 대기가 아닌 모든 사람의 대기이다. 이는 저절로 생겨난 대기 풍경이다. 모두가 투덜투덜거리며 소파, 책상의자, 야근용 침대 등등에 아무렇게나 널 부러져 고단함을 달랜다. 사실 아침에 출근하는 해당 국소의 여러 직원들에게 보기 안 좋은 우리의 잘못 된 풍경이지만, 클린업을 한 우리의 피곤함을 인정해 모두가 묵과하는 풍경이다. 이러한 풍경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없을 뿐이란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도 덩달아 입 내밀고 퉁한 얼굴로 쑥덕쑥덕 거리며 투덜댔었는데,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고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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