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2017. 10. 10. 12:29
가을 중턱을
지나면서
겨울을 맞는 새벽
그래서겠지?
어둠이 차츰
길어지고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몸이
움츠려 들었지만
산사의 일출 볼
설레임에
부산스레 나선 야행.
현관을 나서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비
참 야속하다.
뒤로 돌아
들어 갈까
순간 망설였지만,
우야됐든
차려 입고 나선 길
가야지. 암만.
혹시 알아?
비 구름 훅훅
날아가고
산사 지붕 저편
바다처럼 흐르는
멋진 운해
그 위로
붉은 기운 빨간 해
불쑥 솟아 올라
내 마음
행복으로
물들여 줄지...?
하하. 그래.
역시 헛된 기대였어.
너무하다. 너무해!
열심히 올라
동쪽하늘 바라보며
기다리고 기다렸건만,
용암사 일출은
보지 못하고
흐르는 땀에 목 깃 젖고,
안개 자욱
축축한 이슬
잔뜩 머금었다.
그랬어도
행복이다.
다음을 기대하게 되니까.
마애불 앞에 서서
울 가족 행복도
기원했으니까.
우야됐든 행복이다.
사진. 옥천 용암사
Everybody is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