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2017. 6. 15. 09:21
청벽에 간다.
두근두근 옛 애인 만나 듯
설레임 가득 안고 청벽에 간다.
빽빽한 빌딩 숲 벗어나
청록의 산과 파란 하늘이 함께 만든
초록의 플라타너스 나무 터널 지나 청벽에 간다.
얼마나 가고 싶었던가?
시원하게 내 닫는 300번 버스
내 마음 아는 듯 어느새 청벽 산 자락
산행하기 늦은 오후 다섯시
아무도 없는 산 길
나 홀로 뚜벅뚜벅
낙엽 덮힌 적갈색 땅만 바라보고
이정표 따라
가쁜 숨 내 쉬며 말 없는 걸음을 뗀다.
내 손 잡아 주는
갸냘픈 나무 줄기, 작고 큰 돌 부리
귀한 벗 삼아 힘겹게 오른 정상
일찍부터
빛 내림 기다리는 사람들로
소나무 아래 좁은 공간 섭섭한데,
고단함 달래 주는
산 아래 청벽 대교, 금강이 빚어낸 풍경
빛 받아 황홀하고,
수상 스키 즐기는 사람들
금빛 물결 출렁이며
그림을 그리는데,
서쪽 태양 숨 죽이고 바라보며
연신 눌러대는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
조금만 더 있었으면
내 마음 버려 두고
서산 너머로 기어이 그 모습 감추고야 만다.
아쉬움 뒤로 내려 온
산 아래 파란 청벽, 하늘 아래 묘종
연두 빛 반짝이고,
산 중턱 카페에서
새 나오는 빨강, 보라, 노랑 불빛들
맑게 갠 하늘 무지개 빛처럼 찬란하다.
저녁을 재촉하는
파랑 지붕 집 아낙의 외침에
논두렁 달려가는 삿갓 아저씨 바쁜데,
내 앞으로 떠나 버린
300번 버스
야속하기 그지없다.
논 두렁 여기저기
님 찾는 개구리 울음소리
우렁우렁 내 마음처럼 애닳다.
사진. 공주 청벽산
Everybody is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