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2017. 6. 3. 07:27

세균을 먹었다.

어떻게 먹었는지 모른다.

속이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밥을 먹으면 불편하여

굶었다.

사흘을 약만 먹었다.

 

죽는 줄 알았다.

장발장이 훔쳐먹은 빵이 생각나고,

그 심정이 느껴졌다.

 

다리는 경련이 일어

잠을 이루기 어렵다.

주먹을 쥘 힘조차 사라졌다.

 

나흘째가 되니

몸이 가벼워지고

약간의 생기가 돈다.

 

속도 편안해졌다.

병원엘 가니

식사를 하라고 한다.

 

하지 않았다.

다시 사흘을

물과 약만 먹었다.

 

디톡스 느낌이 든다.

여전히 가볍고 좋다.

힘들지 않았다.

 

이레째.

다시 죽을 지경이다.

종일 누워 지냈다.

 

일어나면 현기증이 나고,

몸에 힘이 빠지니...근육이 사라졌나?

하는 맘에 팔을 주물러 본다.

 

여드레 아침

병원엘 가니 다 나았다고 한다.

진료비도 받지 않았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저녁에 죽을 먹었다.

전복죽 한 숟갈이 입에 들어가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내 몸의 근육이 순식간에

양분을 빨아 들이는 느낌이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랬다.

 

배고픔의 고통으로

장발장이 이해되고

인체의 변화를 느낀 한 주간이었다.

 

이번 연휴엔 아내와 함께

카메라를 둘러 메고

보식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

 

세균을 먹은 덕분이다.

고맙고,

행복하다.

 

 

 

 

사진. 이촌 한강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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