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매일 삼겹살만 먹다가
오늘은 스파게티 전문점 파스타리오를 경험하였다.
식당의 풍경이 따뜻한 노란 가을이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2007년 9월 23일
스무고개
나 : 생각했습니다.
아들 : 생물이야 아니면 무생물이야?
나 : 무생물입니다.
딸 : 그러면 우리 집 안에 있는 거야?
나 : 집안에도 있을 수 있고 집 밖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들 : 지금 달리는 우리 차 안에도 있는 거야?
나 : 차 안에도 있고 차 밖에도 있습니다. 어디든 있을 수 있습니다.
아들 : 책?
나 : 아닙니다.
아들 : 핸드폰?
나 : 아닙니다.
딸 : 엄마?
나 : 아닙니다. 추상적인 것입니다.
아들 : 행복?
나 : 아닙니다.
딸 : 사랑?
나 : 아닙니다.
…………………
………………… 그럼 뭐야? 짜증나!
…………………
………………… 30분이 지났건만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정답은?
3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답을 맞추지 못하면서 오직 답에만 관심을 두고 답만 말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 어떤형태로든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야 함에도 빨리 맞추고자 하는 욕심에 계속해서 답만을 얘기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 답답함에 두 녀석에게 한 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답만 얘기하면 몇 년이 걸려도 답을 맞추지 못할 거야! 질문을 해! 질문을.” 그리고 나서 역할을 바꾸어 내가 질문을 해보았다. 어릴 적에 느꼈던 재미와 쉬움보다는 정말 어렵고 어려움을 느꼈다. 금방 맞출 것이란 생각이었는데, 질문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또 조금씩 조금씩 질문을 통해 답을 좁혀갈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정도 질문을 하고 난 후 계속해서 더 질문을 하려니 어떻게 질문을 해야 좁혀질까라는 생각만 들 뿐 참 어렵고 어려웠다. 막막했다. 방금 전 아이들의 답답함을 토로했던 생각이 떠 올라 내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기만 할 뿐이었다. 창피한 마음을 가릴 수 없었다. 어렸을 적에는 참 쉽고 쉬운 게 스무고개였던 것 같은데 정말 쉽지가 않았다. 도대체 나는 어릴 적 스무고개를 어떻게 배웠을까? 생물과 무생물만 기억이 나지 그 뒤는 오늘 우리 아이들과 스무고개를 했던 것과 똑 같았던 느낌이다. 답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답답함에 슬쩍슬쩍 힌트를 가르쳐 줘서 그렇지, 그렇지 않다면 정말 맞추기 어려운 것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냈던 문제의 정답은 “정답”이었다. 어려웠겠는가? 쉬웠겠는가?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다.
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서로간에는 배타적이고 합하면 전체가 되는 MECE! 그런 MECE한 사고와 MECE한 질문, 스무고개! 그것을 통해 어떤 이슈를 꺼내고 그 이슈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스무고개를 많이 하면 할 수록 MECE한 문제해결 접근과 MECE한 질문 능력이 커지리란 생각이다. 그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를 갖게 되고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리란 생각이다. 쉽지 만은 않은 MECE적 사고와 질문! 지난 MBB 교육과정 및 식스시그마 과제 수행 시의 이슈트리 작성, 연관도 작성, 아이디어 도출 등 각종 문제해결 도구의 사용 경험에서 정말 중요함을 느꼈었다. 특히 문제의 본질을 찾아감에 있어 정말 중요한 사고란 생각이다. 이런 MECE적 사고를 키우고 MECE적 질문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말 좋은 연습게임 스무고개! 내가 생각하고 있던 정답인 “정답”을 우리 아이들이 맞출 수 있는 MECE적 사고와 질문 능력을 갖출 때까지 계속해서 스무고개 경험을 시켜주리란 생각이다. 스무고개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이 되게 하리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