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100원 나간다.
2007.12.0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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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녀석의 잘 하는 모습에 신이 나서 외쳐대는
“이러다가 아빠 거지 되는 거 아냐?”소리에
아빠를 불쌍하게 바라보며 얘기하는 그 이쁨이
나를 너무도 행복하게 하였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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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00원 나간다.
어제의 100원 남발 약속 이후 3,000원이 나갔다. 기분이 좋았다. “동생을 칭찬하는 말이 너무 좋구나! 바로 100원 나간다.” “성당에서의 바른 자세 베리 굿! 바로 100원 나간다.” “윤선생 영어교실 해야지! 하는 엄마의 말에 아! 그렇지! 하고 바로 공부하러 가는 그 모습 감동이다. 바로 100원 나간다.” “누가 하란 말도 안 했는데 피아노 숙제를 하다니~~~ 딸! 감동이야~~! 바로 100원 나간다.”하는 식으로 하루 종일 목 아프게 떠들었다. 신나게 떠들었다. “야~~~! 이거 이러다가 아빠, 거지 되는 거 아냐?” 하고 떠들면서 동시에 “바로 100원 나간다”는 말을 외쳐댔다. 한 대여섯 번 정도 “거지 되는 거 아냐?”라는 말을 하자, 딸아이 하는 말이 정말 아빠가 거지 될까 걱정되었는지 그러면 나는 잘 안 할게요! 한다. 얼마나 우습던지…… 두 녀석의 잘 하는 모습에 신이 나서 외쳐대는 “이러다가 아빠 거지 되는 거 아냐?”소리에 아빠를 불쌍하게 바라보며 얘기하는 그 이쁨이 나를 너무도 행복하게 하였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고기파티
어제 두 동생이 집에 놀러 왔다. 한 녀석은 4가족이 대전에서 놀러 왔고, 막내는 서울 자취방에서 둘째가 왔다는 말에 놀러 왔다. 둘째 녀석이 엊그제 팬션에 놀러 가 먹다가 남은 소고기와 와인이 있다고 하기에, 또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들이기에 이마트에서 구이용 소고기를 종류별로 샀다. 고기 부위 이름도 참 각양각색이었다. 물론 호주 산이다. 세 근을 샀다. 식탁에 프로판가스를 켜고, 그 위에 불 판을 올려 놓고 고기를 구워 소맥(소주+맥주)과 함께 먹었다. 먹는 내내 이 고기 맛은 어떻고, 저 고기 맛은 어떻고, 시작부터 끝까지 고기 맛에 대한 얘기뿐이었다. 정말 우습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할 얘기가 없나 하는 마음에 씁쓸하였고, 삼형제가 만나서 그 어떤 파티 한번 하지 않았던 지난 날이 후회 되었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만나 여행이나 식사 등을 하곤 했지만, 순수하게 형제들끼리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종종 만나서 삼형제의 대화 변화를 유도하고 또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사는 것이 다 그렇지!” 하며 세상의 바쁨을 탓하고 말 것이 아니라 맏형으로서 형제간 모임의 장을 만들지 못했던 나를 탓하고 반성하며 앞으로 형제의 우애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