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면 500개
피곤함으로 함께 나가기 싫었지만, 집에 있을 때는 꼭 함께 나가마!
했던 약속이 떠올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300개면 500개
한 주간의 성찰 일기를 정리하고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데, 딸아이가 줄넘기를 하러 간다고 한다. 피곤함으로 함께 나가기 싫었지만, 집에 있을 때는 꼭 함께 나가마! 했던 약속이 떠올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물론 근래 들어 수 차례 약속을 안 지키기도 했지만, 약속의 소중함을 공부한 이후로 어떤 강박관념과도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 것인지도 조금씩이나마 알아가고 있다. 어쨌든 딸아이와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줄넘기를 하는데 2주전 줄넘기 하던 때와 너무도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에는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있었고 잘 했었는데, 10개 하고 틀리고…… 한 3개 넘고 또 틀리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2000개를 할 수 있을지 답답했다. 막막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열이 뻗쳐 올라왔다. 버럭 화를 내고 싶은 마음과 “하기 싫으면 그냥 들어가!” 하는 말이 목전까지 올라오는 걸 꾹 참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현재 하고 있는 줄넘기에 흥미를 느끼고 빨리 잘 끝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고민해 보았다. 한 300개 정도 했을 즈음 딸아이에게 제안을 하였다. “딸! 아빠와 게임 할래?” 그러자 게임이란 소리에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날 바라보며 “무슨 게임?” 한다. 해서 설명을 하였다. “100개를 한 번도 안 틀리고 하면 150개로 인정해 주고, 200개를 한번도 안 틀리고 하면 300개로 인정을 해주고, 더 나아가 300개를 한번도 안 틀리고 한다면 500개로 인정 해줄게! 잘 할 수 있겠어?”라고 말하자, 곧바로 “OK!”하고 소리친다. 그리고 단숨에 280개를 하더니 신 계산식에 의해 순식간에 2000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열정으로 줄을 넘어서인지 그 추운 날씨에 빨갛게 상기된 얼굴과 약간의 땀을 흘리며 하는 말이 “내일은 2100개 할게요.” 한다. 녀석이 참 재미있었나 보다. 일에 흥미와 목표설정의 중요성을 느낀 밤이었다. 근데 300개면 500개 너무 과했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