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워! 지겨워!
아내의 반복되는 “지겨워!” 소리도
어찌 생각해 보면 좋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시 때때로 마음이 변하는 나와 달리
늘 ‘한결 같음’이 훌륭한 장점인 내 아내!
비록 짜증을 내는 소리에 신경질이 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봐주기
한 주간의 클린업 피로를 가득 안고 12시 30분경 집에 도착하였다. 점심을 먹고 그대로 누워 잤는데 눈을 떠 보니 저녁이었다. 식사를 한 후 지난 주말 읽다가 만 책을 꺼내 읽고 있는데, 여느 때처럼 딸아이가 옆에 다가와 줄넘기를 가자고 한다. 매번 그랬지만 순간 스트레스가 확 밀려왔다. 매일 밤 야간 밤샘 작업으로 지쳐있는 내게 자신의 줄넘기를 봐주라 하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아~~ 아빠 힘들어 죽겠는데……”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아내가 또 한 소리 한다. “약속은 철저히 지킨다며……?” 하여 정말 싫었지만 힘을 내어 “알았어! 가자!”하였다. 정말이지 딸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지원해주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남들이 봐 주고 인정해 줌은 그렇게 좋은데, 내가 남을 봐 주고 인정을 해 주는 것은 왜 힘이 드는 걸까? 딸아이의 살 빼기 프로젝트로 시작한 줄넘기가 벌써 8개월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그 살은 여전하니 더욱 봐주기가 힘들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봐주기가 재미 있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KT MBB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목표설정
지난 번 딸아이의 줄넘기 때 10개하고 틀리고 5개 넘고 틀리고 하는 것이 짜증나 어떻게 하면 잘하게 할까? 하는 생각으로 틀리지 않고 100개 하면 200개로 쳐주고 또 아들과 시합을 시키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여 열심히 하도록 유도했었는데, 그 것에 힌트를 얻었는지 아내가 타이머를 들고 나가 시간을 체크해주는 것이었다. “100개를 넘는데 40초가 걸렸네! 30초에 넘을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해보자!”하는 아내를 보고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지금껏 아무런 목표설정 없이 막연하게 줄넘기 하면 살이 빠질 거야 하는 생각으로 미련하게 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딸아이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옆에서 Support를 해 준다면, 그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조력자로서의 기쁨도 정말 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겨워! 지겨워!
“아유! 지겨워! 지겨워 죽겠어!”하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두 녀석의 학습과 생활을 돌보아 주는 아내! 옆에 붙어 앉아 그날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반드시 하도록 지켜 봐주는 아내! 그런 아내가 새삼 멋지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항상 짜증을 내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지겨워!”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그러면서 “그냥 내둬!”하고 소리치곤 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아내 나름대로 훌륭한 철학을 갖고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구나! 무언가를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아내의 반복되는 “지겨워!” 소리도 어찌 생각해 보면 좋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시 때때로 마음이 변하는 나와 달리 늘 ‘한결 같음’이 훌륭한 장점인 내 아내! 비록 짜증을 내는 소리에 신경질이 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일상이겠지만, 그러한 반복의 일상이 결국에 한결같음이 되고 그런 한결같음이 결국 습관이 되어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도 매일 한결 같도록 아이들을 지도하는 아내에게 “그냥 내버려 둬!”하는 내 말이 얼마나 방관자적인 말이었을까? 힘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니고 아내를 더욱 힘들게 하는 말이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반성이 되었고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게 느껴진 하루였다.